페이스북 ‘좋아요’의 허와 실
소셜미디어에 있어서 콘텐츠의 노출과 도달률은 무척 중요한 요소죠. 페이스북의 페이지 운영에서도 ‘좋아요’의 숫자는 매우 중요합니다. 누구나 클릭 한 번으로 쉽게 누를 수 있으면서, 페이지 운영자 입장에서 그로 인해 볼 수 있는 노출 효과는 큽니다.
내 친구가 ‘좋아요’를 누른 글은, 내가 누르지 않았어도 내 타임라인에 뜰 수 있습니다. 즉 좋아요 수가 많은 포스팅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좋아요’ 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데 주요 평가요소가 됩니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좋아요’ 수를 증가시키는 것을 KPI로 잡기도 합니다.
담당자들은 성과에 대한 큰 압박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어떻게 하면 좋아요 수를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어떻게 하면 좋아요 수를 최대한 늘릴 수 있을까? (콘텐츠의 질은 상관없이)’로 변질되곤 합니다.
‘좋아요’ 에만 목을 매는 사례
콘텐츠의 무분별한 배포
운영하는 페이지의 본질과 상관없는 콘텐츠를 소개해 ‘좋아요’를 많이 받는다면 페이지의 인지도가 단기적으로는 상승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해당 페이지의 신뢰도는 떨어질 것입니다. 신발을 파는 A라는 기업이 계속 기업의 본질과 관계 없는 영화나 연예인 관련 콘텐츠만 지속적으로 올리는 경우처럼요.
‘좋아요’를 위한 경품 행사
실제 보상이 보장되지 않는 경품 이벤트로 ‘좋아요’를 받으려는 행위도 자주 목격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좋아요’를 누르는 심리를 유도하여 ‘좋아요’가 대폭 늘어나면 마치 잘 통하는 홍보 전술을 쓴 것처럼 혼동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경품 추첨에 의한 ‘좋아요’는 공유가 될 수록 스팸 광고로 전락하며 추첨의 신뢰도가 낮을 수록 페이지에 대한 평가는 더욱 악화됩니다.
‘좋아요’ 거래
아예 ‘좋아요’를 거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상에 소개된 내용은 매우 코믹하게 과장이 되어 있어서 설마 ‘좋아요’를 거래하기까지는 않겠지 생각하실 분도 계시겠죠. 그러나 ‘좋아요’ 거래는 실제 발생하는 사례입니다. ‘좋아요’ 거래는 개별 콘텐츠의 좋아요는 물론 누가 ‘좋아요’를 누르는지가 잘 드러나지 않는 ‘페이지 좋아요’ 에서도 발생합니다.
예전에는 대량의 가짜 계정을 만든 후, 이를 동원해 ‘좋아요’ 수를 늘려주곤 했습니다. 이를 처리해주는 업체들도 많이 존재했고요.
심지어는 치트 프로그램을 쓰거나 제대로 된 사용자를 대상으로 저도 모르게 페이지 ‘좋아요’를 누르도록 유도하는 사기에 가까운 방식의 스크립트도 종종 목격됩니다.
하지만 인위적인 숫자 조작은 많은 사람이 금세 그 현상을 알아차리며 이내 페이지와 브랜드에 큰 반감을 갖게 되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페이지 운영을 위해, 그리고 실적을 과잉 보고하기 위해 늘렸던 ‘좋아요’ 수가 큰 역효과를 일으키게 되는거죠.
불법적인 행위만 피하면 되지 않을까? 그래도 ‘좋아요’ 숫자가 중요하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 아닐까? 라는 의문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록 좋아요는 허수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좋아요’만을 성과 지표로 삼으면 곤란하다
기업이든 미디어든,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사의 메시지를 대중에게 최대한 널리, 효율적으로 전파하기 위함이겠죠. 하지만 체리피커, 가짜 계정, 자사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용자들만 보는 페이지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요?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좋아요’ 수를 포함시키는 것 자체는 잘못된 일이 아닙니다. 해당 페이지가 원하는 청중이 ‘좋아요’를 눌렀다면 좋은 성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엉뚱한 사람들만 ‘좋아요’를 누르고 있다면, 아무런 의미 없는 숫자에 불과할 것입니다.
즉, 오직 성과 보고를 위한 ‘좋아요’를 늘리기 보다는, 조금 적더라도 양질의 ‘좋아요’수를 얻어내는 것이 훨씬 더 건전한 방법일 것이며, 장기적으로 해당 페이지가 건강해지고 꾸준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일 것입니다.
‘좋아요’의 유혹을 퍼뜨리는 위험한 상인들은 달콤한 조건으로 페이지와 브랜드를 모두 위험에 빠뜨립니다.